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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8-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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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La città sull’acqua)’라는 이명답게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물 위에서 시작된다. 매년 여름 끝 무렵마다 이곳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도 마찬가지다. 거장 감독들과 스타 배우들은 ‘택시 아퀘오(수상택시)’, 씨네필들은 ‘바포레토(수상버스)’를 타고 리도섬에 자리 잡은 ‘팔라쪼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 펼쳐진 레드카펫에 발을 들인다. 수십 년째 되풀이되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만의 오랜 풍경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여든두 번째 베니스 영화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리도섬 해안가는 산타루치아역, 산마르코 광장 등 자동차담보대출은 SK다이렉트론 베니스 본섬에서 영화 애호가를 실어 나르는 배들로 분주했다. 특히 로마광장과 영화제가 열리는 팔라쪼 델 시네마까지 곧장 연결하는 바포레토 MC라인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턱시도와 보타이를 차려입은 이탈리아 배우부터, 연출을 꿈꾸며 베로나에서 왔다는 영화학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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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팔라쪼 델 시네마 앞이 관중으로 가득한 모습. /유승목 기자


영화제 공식 개막 전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된 오후 6시 즈음 비가 그치면서 마치 물안개가 걷히듯 영화제 열기가 고조됐다. 한껏 차려입은 영 러시앤캐시 재대출 화제 주인공들이 영화제가 시작된 장소이자 게스트 숙소 등 핵심 공간으로 쓰이는 호텔 엑셀시오르 앞 보트 선착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제는 축제로 바뀌었다. 짧은 머리를 한 조지 클루니가 내리자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틸다 스윈튼, 케이트 블란쳇 등 다른 유명 감독·배우들도 보트에서 내려 레드카펫으로 향했다.
이날 레드 카펫에서 큰 박수갈 현금영수증 사업자 채를 받은 주인공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이다. 헤어조크는 배우자인 레나 헤어조크와 코폴라의 양손을 잡고 입장했다. 몸이 불편한 코폴라가 이날 자신의 평생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 수상을 직접 축하하러 온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1992년 평생공로상을 받은 코폴라는 이날 “여기 헤르조크를 기리기 위해 왔다”고 축사를 건넸고, 헤어조 우리은행자영업자 크는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각각 영화 ‘대부’ 시리즈를 연출하고,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로 활약하는 등 20세기 후반 영화사를 수놓은 거장으로 꼽힌다.



사진=AP


프랑스 칸, 독일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묶이는 베니스 영화제는 올해 큰 화제를 낳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다. 한국 영화가 황금사자상을 놓고 다투는 건 2012년 ‘피에타’로 이 상을 받은 고(故) 김기덕 감독 이후 13년 만이다. 박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에 다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 출연배우들과 작품이 공식 상영되는 오는 29일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어쩔수가없다’와 맞붙는 경쟁작들도 화려하다. 올해 경쟁 부문 초청작은 21편이다. 이 중 황금사자상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감독의 작품만 세 편이다.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부고니아’가 눈길을 끈다. 장준환 감독의 2003년 작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엠마 스톤이 주연으로 나섰다. 개막작으로 선정돼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난 이탈리아 감독 파울로 소렌티노 ‘라 그라치아’부터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 ‘더 스트레인저’, 미국 감독 노아 바움벡 ‘제이 켈리’ 등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의 작품들도 눈에 띈다.
▶▶[관련 기사]리도 섬에 펄럭이는 태극기…올해 ‘베니스 영화제’는 다르다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 다음날인 28일 영화 '부고니아' 프레스 컨퍼런스와 포토콜 등을 위해 현장을 찾은 배우 엠마 스톤이 수상택시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AFP


넷플릭스의 침공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칸이 극장 상영 규정을 앞세워 OTT영화를 초청 대상에서 배제한 것과 달리, 베니스는 굵직한 감독들이 넉넉한 제작비를 등에 업고 만든 넷플릭스의 수준급 영화들을 품으며 다양성을 더했다. 실제로 베니스 영화제는 2018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에 황금사자상을 주기도 했다. 올해 넷플릭스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노아 바움벡의 ‘제이 켈리’, 케스린 비글로 감독의 ‘하우스 오브 다니어마이트’까지 세 편의 작품을 경쟁부문에 올렸다.
개막식과 함께 1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베니스 영화제는 다음 달 6일까지 리도섬 일대에서 펼쳐진다. 황금사자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자를 가리는 시상식은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베네치아=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