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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반도체·철강·조선·IT 업종의 일부 하청사 노조는 원청인 대기업을 상대로 잇따라 교섭을 요구하고, 일부 외국계 기업은 한국 철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양경수(앞줄 오른쪽 세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이수급분석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국금속노조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의 손을 잡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가결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 사용자 판단 기준·교섭 의제 범위·교섭 창구 단일화 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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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시행될 예정이다. 주요 쟁점에 대한 세부 시행 지침이 정해지지 않아 바로 효력이 발생하면 산업계 곳곳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예 기간 동안 노사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 중 뱅키스수수료
하나는 사용자의 판단 기준이다. 기존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 계약 체결의 당사자로 규정했지만, 노란봉투법은 ‘근로 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사용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원청사와 교섭이 가능한 하청사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모호하다바다이야기 5만
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1차 협력사만 350여 곳이고 2·3차까지 더하면 수천 개에 달한다.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협력사를 모두 인정하면 1년 내내 교섭과 쟁의에만 시달려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섭과 쟁의가 가능한 의제의 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10월테마주
노란봉투법에서는 쟁의의 대상을 ‘근로 조건 결정’에서 ‘근로 조건의 결정과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바꿨다.
지금까지 노조가 임금·성과급·근로 시간 등에 대해서만 파업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구조조정이나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해외 투자 등에 대해서도 쟁의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재계에서는 교섭의 의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면 노조의 경영 개입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섭 창구의 단일화 여부도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현행 노동조합법 29조 2항은 한 사업장에 복수 노조가 존재할 경우 사측은 단일화를 거친 노조 측 대표와 교섭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가 교섭 대상에 포함되면 단일화의 범위가 원청으로 제한되는지, 하청까지 확대되는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가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각 배상 의무자의 개별적인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불법 파업으로 피해를 본 사용자는 각 근로자가 어떤 불법 행위를 했는지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고용부는 과도하게 손해 배상 책임을 물어온 관행을 보완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사측이 노조의 과도한 쟁의에 대응할 카드를 무력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전자·네이버·한화오션 하청 노조, 본사에 교섭 요구
이미 각 산업 현장에서는 노란봉투법 통과를 앞둔 시점부터 원청사인 대기업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이앤에스 노조는 통상임금 지급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던 시기인 지난 6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대제철 하청 근로자로 구성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도 이날 국회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진짜 사장인 현대제철이 비정규직과 교섭하라”고 촉구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오는 27일에는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현대제철이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며 고소장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네이버(NAVER) 산하 6곳의 자회사 노조도 원청인 네이버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오는 27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내 주요 조선소 사업장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원청을 상대로 공동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노랑봉투법이 시행되면 공기가 늦어지고 비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 현장에는 레미콘·포크레인 등 여러 하청 업체가 있는데, 이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면 예정된 준공 시점을 넘기는 일이 빈번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설업은 정해진 기간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는 책임준공 확약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에 나서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책임은 원청 건설사가 모두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의 국내 철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 사업장의 헥터 비자레알 대표는 노란봉투법 처리를 앞두고 고용부가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본사에서 한국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에 나설 수 있다”며 법 시행에 대한 재고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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