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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 발표 후 하워드 러트닉(왼쪽) 미 상무장관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재능마켓 재능넷 정부는 인텔의 주식 4억3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수해, 인텔의 지분 9.9%를 확보했다./하워드 러트닉 X(옛 트위터)


◇인텔에 일감 몰아줄 듯
미국 정부는 인텔의 주식 4억3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수해, 인텔의 지분 9.9%를 확보했다. 총 규모는 89억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달러(약 12조3000억원)다.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약속한 보조금을 지분 확보에 투입한 것이다. 이미 지급된 보조금 22억달러(약 3조원)를 포함하면 미국 정부가 인텔에 쏟아부은 금액은 총 111억달러(약 15조3000억원)에 달한다. 정부 발표 이후 인텔의 주가는 전날보다 5.53% 오른 24.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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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의균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 지분을 대량 확보한 이례적 조치는 과거 반도체 제국으로 군림했던 인텔을 되살려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는 TSMC에, 칩 설계에서도 엔비 만기일시상환비율 디아와 AMD 등에 밀리고 있다.
미 정부의 지분 인수로 인텔에 일감 몰아주기가 예상된다. 인텔은 이날 보도 자료에 마이크로소프트(MS), 델, HP,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고경영자(CEO) 성명을 함께 담았다. 인텔 입장에서는 모두 잠재적 고객사다. 이 성명들에는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를 지지하며 인텔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가 인텔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다른 기업에 인텔과 제조 계약을 맺으라는 정치적 압력을 가할 수 있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관건은 기술력과 고객 확보
다만 이런 조치가 인텔의 완벽 부활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역량(기술)”이라며 “이는 정부가 지원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인텔은 올 하반기 1.8㎚(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제품 양산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수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나노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가벨리펀드의 애널리스트인 류타 마키노는 로이터에 “수율(총 생산품 가운데 정상품의 비율)이 좋지 않으면 새로운 고객이 인텔 파운드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텔 파운드리는 현재 대부분 내부 물량만 소화하고 있는데, 수율 등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의균


◇한국 기업들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지분 인수를 발표하며 “그런 거래를 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으며 보조금을 약속받은 다른 반도체 회사들도 인텔처럼 지분 인수를 하겠다는 뜻을 거듭 언급한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앞서 WSJ은 트럼프 정부 들어 추가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기업은 지분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가 투자를 하는 TSMC와 마이크론은 예외가 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빅테크로부터 일감 따내기가 어려워질 수 있고, 미국 공장 건설 등 추가 투자 압박에 직면하게 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