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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부터 1960년까지 이어진 케냐의 마우마우 독립운동을 당시 영국은 야만인의 폭동으로 규정했다. 케냐인들을 야만인, 짐승, 벌레 취급했던 영국은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키쿠유족을 상대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폭력을 가했다. ‘폭력의 역사’의 저자 캐럴라인 엘킨스는 전작 ‘제국의 심판’(2005)에서 영국이 식민지 케냐를 황폐화시킨 폭력을 낱낱이 폭로하며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가 2022년 처음 출간한 ‘폭력의 역사’는 전작슬롯
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국 제국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됐으며, 또 식민지를 비롯해 세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는 책이다. 주석을 뺀 본문만 1,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서 저자는 폭력이 영국이 제국주의를 유지한 수단이 아니라 제국주의 그 자체였음을 보여준다. 한때 지구의 4분의 1을 식민화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자화자찬했해외증권시장
던 영국이 200여 년간 인도, 자메이카, 아일랜드, 남아프리카, 팔레스타인, 이라크, 말라야, 케냐, 키프로스 등을 식민 지배하며 벌인 폭력과 착취, 차별의 민낯이 샅샅이 드러난다.



폭력의 유산·캐럴라인 엘킨스 지음·김현정 옮김·상상스퀘어 발행·1148쪽·4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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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한 야만인을 문명화하겠다면서 대영제국이 세계 곳곳에 남긴 증오와 분노의 씨앗은 현재까지도 이어진다. 이를테면 아랍인과 유대인에게 ‘각자의 독립 국가’라는 모순된 약속을 하고 이간질을 한 결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저자는 다양한 역사적 자료와 저술을 인용해 영국이 오늘의주가지수
어떻게 불법과 폭력을 합법화하며 제도화했는지, 당대의 사상가들은 어떤 논리로 이를 정당화했는지 폭로한다. ‘신사의 나라’로 포장된 영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지우며 피의 역사를 드러내는 한편 오늘날까지 세계 현대사에 짙게 드리운 제국주의의 그림자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