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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규지수
- 25-08-23 01:43
-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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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계기로 퇴직연금의 기금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치권과 정부, 자산운용 업계가 ‘누가 이 돈을 운용할 것인가’를 놓고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4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퇴직연금 자산을 누가, 어떻게 굴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처 간, 이해집단 간 정책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퇴직연금은 고령화 시대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핵심 기반이라는 점에서, 운용 주체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퇴직연금 운용 주체를 각각 다르게 설정한 세 가지 법안이 올라와 있다. 지 업무내용 난달 25일 발의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고용노동부 산하에 ‘퇴직연금공단’을 신설해 퇴직연금을 공공기관이 직접 전담해 운용하도록 하는 구조다. 이 안은 국민연금과는 별도로 퇴직연금 전담 기관을 둠으로써 다층연금 체계를 제도적으로 분리·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공공기관 중심의 운용은 제도의 안정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제3의 월복리 기구를 새로 설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행정비용과 구조 개편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또 가입자의 선택권이 제약되고 민간 경쟁을 통한 상품 다양화가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수탁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노사 공동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체제다. 사 회생절차폐지 용자와 근로자가 공동 의사결정 주체로 참여해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자 입장에서 집단적 선택권을 제도화할 수 있고, 민간 운용사 일변도의 수익 추구를 견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노사 갈등이 극심한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기금의 전략적 운용 방향을 높고 의견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제저축은행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발의한 법안은 허가를 받은 민간 전문 운용사에게 퇴직연금 자산을 맡기되, 운용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별도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대상을 확대하는 이원화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 민간 자율성과 수익률 제고를 동시에 꾀할 수 있으며, 가입자 입장에서도 운용사 선택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높은 은행 대출 이자율 편이다. 이 때문에 시장성과 공공성 양쪽의 절충안 성격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민간 중심의 경쟁 구도가 단기 실적 중심의 운용으로 흐를 수 있고, 장기적 책임성과 공공성 확보 장치가 다소 미흡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나온다.
특히 박홍배·한정애 의원안은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인구 구조 속에 ‘맞춤형 투자 설계’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집단적 수급 구조를 기본 전제로 삼는 경우, 가입자의 생애주기·위험 선호도·투자 성향 등을 반영한 세분화된 상품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상 누가 언제든 퇴직연금을 꺼내 갈수 있도록 설계하면, 연금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원금 보장형 중심의 보수적 운용으로 기울게 된다”며 “정작 원금 보장에만 초점을 맞춘 정적인 운용 방식은 퇴직연금의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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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홍배·한정애 의원안은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인구 구조 속에 ‘맞춤형 투자 설계’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집단적 수급 구조를 기본 전제로 삼는 경우, 가입자의 생애주기·위험 선호도·투자 성향 등을 반영한 세분화된 상품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상 누가 언제든 퇴직연금을 꺼내 갈수 있도록 설계하면, 연금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원금 보장형 중심의 보수적 운용으로 기울게 된다”며 “정작 원금 보장에만 초점을 맞춘 정적인 운용 방식은 퇴직연금의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남긴다”고 토로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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