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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논란이 일면서 원자력 관련 업종 주가가 출렁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보다 3.53%(2100원) 내린 5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도 12.60% 큰 폭 하락한 데 이어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다만, 개인파산면책제도 이날 14.12%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같은 날 한전기술(-3.65%), 한전KPS(-2.21%), 우리기술(-3.03%) 등 원전 관련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비에이치아이는 장중 -8.50%까지 하락했으나, 476억원 규모의 여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 퇴직금계산시 소 배열회수보일러(HRSG) 공급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낙폭을 회복하고 5.58% 상승 마감했다.
원전주의 약세는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 과정에서 WEC와 체결한 지식재산권(IP) 분쟁 종료 합의문이 한국에 불리하게 작성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지난 1월 주택자금대출금리 WEC와 '글로벌 합의문'을 체결하면서 체코 원전 수주권을 확보하는 대신 진출 가능 지역을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일부 등으로 한정하고 북미, EU(체코 제외) 등 주요 시장은 WEC 독점 영역으로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해 수출하는 경우 WEC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 카드연체자소액대출 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한수원이 원전을 수출할 때 원전 1기당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을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하고, 1기당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원)의 기술 사용료를 내는 조항도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증권가에서 이 같은 논란을 인터넷사업자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센티멘트(시장심리)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분석하면서 장중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열티 지불을 넘어서 한국 원전의 기술 주권 상실로 이어져 중장기 수출 가능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한국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컸던 상황에서 업종 투자 센티먼트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전에서 지식재산권(IP)이 중요했던 이유는 단순 설계 이슈가 아니라, 수출 시장을 둘러싼 국가들의 제도적, 구조적 권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체코 원전 수주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원전 산업의 자율성과 시장 다변화 가능성은 낮아져 기존 기대하던 중장기 미국 수출 스토리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큰 그림이 달라진 게 없으며, 조정은 투자 기회"라며 "단기적인 센티먼트 훼손은 피할 수 없겠으나 이번 조정을 중요한 원전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전과 한수원 주도의 팀코리아 수주 방식을 넘어 한국 원전기업들이 글로벌 기술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원전 분야에서의 구체적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m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