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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오랫동안 누락됐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조명하는 기획보도, 오늘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제에 맞섰던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전장과 교실, 감옥 그 어디서든 여성들은 항일운동의 주체였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여성 해방, 두 과제를 짊어지고 싸웠던 여성들의 이름을 송성환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드럼 소리에 맞춰 네 명의 안무가 시작됩니다.

몸짓으로 재현되는 건, 역사에서 소외받았던 여성 노동과 저항의 서사입니다.

원형 한국장학재단 학자금전환대출 의 테피스트리 공예로 되살아난 여성 노동의 역사적 장면들.

그 첫머리에는 기생 출신으로 항일 무장투쟁에 나선 현계옥이 있습니다.

연인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최초의 여성 의열단원으로 무기 다루는 법을 배웠던 현계옥. 

파란만장한 일생은 면책신청  영화 <밀정>의 등장인물 '연계순'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현규 / 중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당시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직업군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생분들도 스스로 우리도 노동자라고 자각을 했고요. 그 자각을 한 걸 통해서 많은 운동들을 했습니다. 그중에 독립운동 현대캐피탈 무직자 도 포함해서 사회 개혁 운동이라든지…."

여성 독립운동가의 무장투쟁을 대중에 알린 또 다른 영화 <암살>.

주인공 '안옥윤'의 서사에 영감을 준 남자현은 만주에서 군자금을 모으고 조선 총독과 일본 대사 암살을 기도했습니다.

만주의 독립 소상공인지원협의회 운동 세력들이 분열하자 세 번이나 손가락을 잘라 혈서로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조국 독립을 위해서라면 전선도 마다하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

조선 최초, 유일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조선의용대 부녀 복무단를 조직해 일본군과 싸 취업정보 운 박차정.

임산부의 몸으로 평양경찰서 폭탄 투척에 동참한 안경신.

하늘과 땅에서 일제에 대항한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까지.

독립에는 남녀가 없다면서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싸운 여성들입니다.

인터뷰: 이윤옥 / 인천대학교 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
"정말 영화에 한두 편 나오는 그 한두 명 그런 정도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의병이나 그런 의열 투쟁이나 무장 투쟁에 관여했었습니다. 그런 쪽으로 더 많이 조명을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총칼 못지않게 무기로 삼았던 것은 바로 교육이었습니다.

송성환 기자
서울 안국역에서 삼청동을 연결하며 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이 율곡로3길. 

이 길의 다른 이름은 바로 여성독립운동가길입니다. 

이 길의 양쪽에는 여성 독립운동가 차미리사 선생이 세운 덕성여중고가 10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상권 / 덕성여자대학교 명예교수 / '차미리사 평전' 저자 
"내가 삼십 년 믿어온 예수님보다 학교를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자식이나 남편의 사랑을 모르고 늙어진 몸으로 오직 나의 온생명은 내 '근화'올시다'. 그러니까 그 분으로 볼 때는 자기의 모든 삶을 이 '근화'에다 다 투영한 거죠. 투영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그런 자기와 근화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무궁화의 다른 이름 '근화'.

1923년 차미리사는 근화여학교를 만들며 학교 문을 두드리는 모든 여성에게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줬습니다.

학생들에게 사진과 재봉술 같은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쳤고, 주체적인 삶과 실천적 사고를 강조했습니다.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립, 그것이 조국의 독립을 넘어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는 길이라 믿은 것입니다.

김활란과 황신덕, 박인덕 등 당시 명망 있던 여성 교육자들이 변절해 친일에 앞장설 때도, 차미리사는 교육을 통한 독립운동의 신념을 해방까지 지켜냈습니다.

인터뷰: 한상권 명예교수 / 덕성여자대학교
"차미리사 선생은 여성의 권리, 인격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 독립을 해야 된다. 민족 의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여성의 인권을 강조했다는 면에서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독립운동가는 거의 찾을 수가 없죠."

그러나 어떤 방식의 저항이든 일제의 탄압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의 여옥사.

3평 남짓한 8호 감방, 그곳엔 유관순을 비롯해 개성에서 3.1 운동을 이끈 어윤희, 유치원 교사 권애라, 기생 김향화 등 전국 각지에서 만세를 외치다 붙잡힌 여성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고문과 억압 속에서도 이들은 노래로 서로의 마음을 지탱했고 짧은 가사에 해방을 향한 바람을 담았습니다.

자유연애를 외치던 신여성부터 기생과 교사, 학생까지.

좁은 감옥에서 목놓아 부르던 해방가는 100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 광장의 함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민주주의, 여성 해방을 염원하는 그들의 노래는 지금도 이 시대를 울리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