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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선예림
  • 25-08-17 19:55
  •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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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만평 '안마봉' 

2025년자영업자 폐업으로 내모는 노동계




ⓒ정승혜



주말마다 종종 찾던 집 앞 주꾸미 전문점이 얼마 전 문을 닫았다. 정문에는 "25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씌어 있는 종이가 붙어 있다. 삐뚤빼뚤 쓰인 그 문구를 볼 때마다 옛 노부부 사장 내외의 애환과 추억을 보는 듯 합자회사설립요건 하다. 한때는 10여 명이 일하며 시끌벅적했던 식당은 온데간데없다. 식당 앞에서 안타깝게 발걸음을 돌리는 단골손님만 가끔 보인다. 몇 달 전 "재료비와 임차료, 직원 인건비 인상 등으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하던 노부부 사장님은 어디로 갔을까. 

그러데 며칠 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 국세청자영업자 1500원을 제시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올해 최저임금(1만30원)보다 14.7% 인상된 액수로,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하자 노동계가 요구안을 낸 것이다. 
아무리 '협상용'이라고 해도 노동계의 요구는 과도하다. 올해 1분기 실질GDP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한민국 경제 사정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학자금대출거치 주꾸미집 사장님처럼 수많은 자영업자가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나 홀로' 영업하거나 폐업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식당 아주머니들은 대량 해고됐고 그 자리를 '키오스크'가 채웠다. 노동계가 중요시하는 고용의 양과 질은 더욱 악화되지 않았나. 2023년 폐업 자영업자는 98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였고, 지난해는 폐업 자영업자 100만 명 시대로 무료신용조회대출 추산한다. 소상공인 업계가 노동계 요구안에 대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동결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동계는 이제 자신들이 지지한 정권으로 바뀌었다고 고액의 청구서를 내밀게 아니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합리적 요구안을 제시해야 한다.‌‌‌‌‌‌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9월 금통위

1933년아시아를 전쟁으로 내모는 일제




상하이에서 열리려든 국제반전회의는 관헌 압박으로 회의장 구하지 못해 연기(9월)



‘신동아'는 1933년 12월호를 통해 그해 한 해 동안 월별 소식을 각각 만평으로 그렸는데,  그중 9월 만평은 의미심장하다. 긴 칼을 찬 일본 순사로 보이는 동양인이 서양인을 영토 밖으로 몰아내는 만평이다. 이 만평은 국제사회의 평화적 논의(반전회의)를 일본이 폭력으로 억압하는 실상을 폭로한 그림으로, 서구 열강의 비판에도 아시아 패권을 추구하는 군국주의의 본질을 드러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 일제의 엄격한 출판 검열을 피해 발행됐다는 사실이다. 그 시기 '신동아'는 검열로 인해 삭제된 부분을 '략(略)'이라는 표시를 해 독자들에게 넌지시 알리거나, 글자를 겹쳐 쓰는 등의 우회적 표현으로 당국의 감시를 피했다. 그럼에도 이 만평은 일본의 침략성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드문 사례다. 
1933년 9월 상하이에서 개최 예정이던 국제반전회의(반제국주의·반파시즘 회의)는 일본군과 관헌의 압박으로 회의장을 확보하지 못해 연기됐다. 이 회의는 일제의 만주 침략을 비판하고 국제적 반전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주도로 조직됐는데, 쑹칭링(宋慶齡·쑨원의 부인)이 위원장을 맡고 유럽 각국의 평화단체 대표들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일제는 반일 집회를 '일본인 보호'와 '치안 유지' 명목으로 탄압하며 국제반전회의 개최 자체를 불법화했다. 
일제는 앞서 1933년 3월 국제연맹을 탈퇴했다. 만약 국제반전회의가 열려 공개적으로 일본의 만주 침략이 국제적으로 규탄받으면 일본은 외교적으로 더욱 고립될 게 뻔했다. 그래서 일본은 '아시아 먼로주의'(외교적 고립주의)를 주장하며 서구 열강을 배제한 경제 블록 구상을 추진했는데, 반전회의는 이러한 패권 전략에 반하는 '이데올로기적 위협'으로 간주됐다. 
‘신동아'의 이 만평과 같은 문화적 저항은 식민지 시대에도 민족의식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일본의 군국주의 야욕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1937년 중일전쟁으로 이어지며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 됐지만, 1933년의 투쟁은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이 품은 '저항의 불꽃'으로 기억돼야 한다.
황승경 문화칼럼니스트·예술학 박사 lunapiena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