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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드라마 대표 흥행작으로 꼽히는 tvN '선재 업고 튀어', 올해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시리즈어워즈를 휩쓸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 두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다.



/사진=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스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24년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5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2년 1조390억원에서 약 3110억릴게임 손오공
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외화·한국 영화 합산 극장 박스오피스 총매출액이 1조2614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웹소설 시장이 영화보다 큰 셈이다.
웹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흥행작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고, 이를 영상화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 제작사 고위급 관계자는 "최근 추천을 오늘추천주
받아 연재 중인 몇몇 작품 원작 계약을 하려고 했는데, 이미 비딩(Bidding, 입찰)이 시작됐다고 하더라"며 "좋은 원작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재밌게 본 게 있으면 좀 추천해달라"고 귀띔했다.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도 "10편 정도 연재된 작품인데, 연락이 드물지 않다"며 "흥행이 검증된 작가의 경우 더 빨리 연락이 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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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만 '선재 업고 튀어' 뿐 아니라 MBC '지금 거신 전화는',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웹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져 흥행한 드라마다.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 '조명가게', 넷플릭스 '살인자 o난감', 쿠팡플레이 '가족계획' 등 웹툰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공개를 앞둔 윤아, 이채민 주연의 tvN 새 주말드라마 '폭주가수익비율
군의 셰프, 류승룡 주연 JTBC 새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비롯해 지성, 원진아 주연의 MBC '판사 이한영', 이준혁을 앞세운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김영광, 채수빈이 캐스팅된 넷플릭스 '나를 충전해줘' 등도 모두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웹소설은 이미 온라인 플랫폼에서 검증된 팬덤과 충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성도 높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어 영상 제작시 안정적인 시청자, 관객 확보가 가능하다. 원작을 통해 검증된 독창적인 설정과 캐릭터의 매력이 흥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이다.
여기에 영상이 흥행하면 다시 웹소설로 독자가 유입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네이버 웹툰에 따르면 원작이 있는 영상 공개일 전후 30일 비교 시, 원작 웹툰·웹소설 거래액은 평균 6.2배, 조회수는 약 6.6배 상승했다. 특히 웹소설의 경우 거래액은 평균 57.9배, 조회수는 178.6배 상승했다. ‘중증외상센터’의 경우도 드라마가 공개된 뒤 열흘 만에 동명의 웹툰 조회수는 68배, 원작 웹소설 조회수는 179배 급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금 거신 전화는' 흥행 후 원작 웹소설과 노블코믹스(웹소설의 웹툰화)된 웹툰 모두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방영 전 대비 원작 웹소설 조회수는 5배, 매출은 15배 급증했고, 웹툰 조회수는 4배, 매출은 7배 상승했다.
하지만 관심이 큰 만큼 공개가 되기 전부터 우려와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높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동안 연재된 웹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퇴근길에 소설 속 세상에 들어가게 됐다는 설정을 담은 아포칼립스 장르물이다. 인류 멸망 위기의 순간,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김독자가 팀을 구축하고, 위기를 뛰어넘으며 세상을 구원해 가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위인 '성좌'가 등장하며 '국뽕'까지 고취시킨다. 2018년 1월 연재를 시작해 2020년 2월까지 2년간 방대한 세계관을 보여주며 인기리에 연재됐다.
하지만 예고편이 공개된 후 이순신 장군 성좌를 등에 업은 여고생 캐릭터가 칼이 아닌 총을 든다는 설정부터 원작 팬들에게 지적받았고, 이순신 외에도 수출을 염두에 둔 듯 한국의 위인 성좌를 뺀 설정으로 '국뽕' 세계관을 붕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작자 싱숑 작가까지 나서 "영상화는 원작에 대한 재해석인 만큼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했지만, 돌아선 원작 팬들의 마음을 돌려세우진 못했다.
여기에 지수의 연기력 논란까지 겹치면서 손익분기점이 600만명으로 알려진 '전지적 독자 시점'은 2000원 특가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 85만명에 그쳤다.
앞서 JTBC '재벌집 막내 아들'의 경우에는 원작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결론의 흐름과 다른 방식으로 극이 마무리되면서 논란이 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비자금을 찾아오다가 총을 맞고 순양그룹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서사를 담았다. 드라마는 원작과 토대가 유사하지만 일부 캐릭터의 설정과 중간 전개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윤현우와 진도준의 모습이 원작과 달랐다는 점에서 "결말을 다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나왔을 정도다.
원작 팬들의 까다로운 지적과 원성에 한 인기 웹소설의 경우 "실사화 작업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웹툰은 물론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진 이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가상 캐스팅 게시물에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원작자도 영상화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영상화 과정에서 소설과는 다른 웹소설의 전개 방식과 원작 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소홀히 한 점을 논란의 요소로 꼽았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웹소설과 영상 매체는 화법과 전개 양상이 다르고, 이 차이를 잘 고려해 각색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지적 독자 시점'의 경우 영화라는 시간적 제약과 극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이 웹소설의 매력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고, 각색 과정에서 여름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 자회사로 웹툰, 웹소설 원작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선보여왔던 스튜디오N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영상화 작업을 '각색'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영상의 종류에 따라, 장르에 따라 만들어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가장 놓지 않고 가는 건 콘셉트와 설정이다. 원래의 독자들이 가진 인식과 포인트를 살리고, 새로 보는 사람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고 작업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