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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한국 관객분들은 저희를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무용을 진심으로 좋아하시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신다는 게 느껴지죠. 그래서 무대에 서는 것이 더욱 즐겁습니다."


'세계 최고 발레단'으로 꼽히는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에투알' 기욤 디오프(2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갈라 공연으로 내한한 이유로 '한국 관객'을 꼽았다. 그는 350여 년 POB 역사상 첫 흑인 에투알이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 제2금융권적금 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세은(36), 마티외 가니오(41), 기욤 디오프 등 3명의 수석 무용수가 참석했다.
갈라는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발레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형식의 공연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 갈라 공연의 내한은 2022년, 2024년에 이어 ibk 이번이 세 번째다. 오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무대에는 총 10명의 에투알이 함께한다.



기욤 디오프(예술의전당 제공)


기욤 디오프 "박세은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동료"
기욤 디 인천국민주택 오프는 "한국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나라"라고 했다. 2023년 3월, '지젤' 내한 공연을 마친 직후 에투알로 지명돼서다. 2018년 POB에 입단한 그는 불과 3년 만에 주역 무대에 오르며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지만, 프랑스가 아닌 해외 무대에서 에투알로 지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디오프는 "어린 나이에 에투알로 임명된 공구진행 것은 혜택이자 행운"이라며 "어릴 때부터 굵직한 역할을 맡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갈라 공연에도 참여한 이유로, '환대해 주는 한국 관객'과 함께 '박세은'을 꼽았다. "세은은 밀도 있는 에너지로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동료라 발레 단원들 모두가 (박세은을) 좋아한다"며 하나카드모집인 "공연 프로그램도 잘 구성돼 있어 참여하는 데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박세은이 직접 구성하고 캐스팅까지 총괄했다. 조지 발란신, 제롬 로빈스, 루돌프 누레예프 등 발레 거장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각 에투알의 개성이 돋보이는 무대로 꾸며진다. 30~31일에는 A 프로그램, 8월 1일에는 B 프로그램을 선보이는데, 두 프로그램은 중복되는 레퍼토리가 없다.



박세은(예술의전당 제공)


"프로그램에 1년간 고뇌 담겨…A·B 모두 보세요"
박세은은 "A 프로그램은 클래식과 모던이 교차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무용수 개개인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했고, B 프로그램은 전막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서사를 강조한 구성"이라며 "1년간 고뇌하며 고른 좋은 작품들인 만큼 A·B 모두 봐 달라"며 웃었다.
A 프로그램에는 제롬 로빈스 안무의 '인 더 나이트', '호두까기 인형' 2막의 그랑 파드되(2인무), 우베 숄츠의 '소나타' 등이 포함된다. B 프로그램에선 세계적인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크로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 등이 무대에 오른다.
POB의 에투알로 무대에 오르는 의미에 대해선 "'아시아 최초의 에투알'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시지만, 발레단에서 활동하다 보면 그런 수식어가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에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박세은은 2021년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에 올랐다.
이어 "마티외 가니오는 19세에 에투알이 됐다,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려는 성실함이 있고, 자기 한계에 도전하려는 태도에서 겸손을 배운다"고 덧붙였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무용수로 지난 3월 POB를 퇴단한 마티외 가니오는 "춤을 출 수 있어서 자부심을 가진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다른 곳에서 과연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제게 깊은 소속감을 안겨준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갈라에서 '소나타'와 '인 더 나이트' 무대에 오르는데, 두 작품 모두 제가 좋아하는 레퍼토리이고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제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 공연인 만큼, 진심을 담아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jsy@news1.kr<용어설명>■ 에투알에투알(Étoile)은 프랑스어로 '별'을 뜻함. 주도적인 발레 무용수, 즉 수석 무용수를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