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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가 도입된 지 한 학기가 지났습니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되고 나서 지금까지도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이번 학기가 끝나고 실시된 교사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반응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교사 10명 가운데 9명은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한 학기째
"교육 어렵다" 현장 아우성 계 개인회생 개시결정 기간 속

교사 86% "고교학점제로 수업 질 저하"
2개 이상 다과목 맡아 부담 가중

최소 성취 수준 보장제도, 교육 악영향
"보충지도 인력 없어"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출결 관리 부담도 커
이율 "고교학점제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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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자세한 내용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회장 대한주택공사 님 어서오세요.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지 한 학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번 교사 설문조사에서도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게 '다과목'을 맡고 있는 교사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5과목을 맡아 가르친다는 교사 진술서 양식 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고, 왜 이렇게 된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네, 말씀하신 대로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교원3단체가 전국 고교 교사 4,162명을 대상으로 조사 갤럭시s통신요금 한 결과, 선생님 10명 중 8명에 가까운 78.5%가 한 학기에 2개 이상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었고, 3과목 이상을 담당하는 분도 세 명 중 한 명꼴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주려면 그만큼 가르칠 교사가 더 필요한데, 교육 당국이 교원 증원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 없이 제도를 강행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선생님 한 분이 여러 과목을 맡게 되면서 수업 준비는 부실해지고, 이는 고스란히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하루에 4과목 수업에 들어가는데, 과목마다 교재 연구는커녕 교과서를 읽어주기에도 벅차다"며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이는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교사 78%가 미이수제도를 없애라고 요구했습니다.

최소성취보장제도가 오히려 교육현장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네, '미이수제'는 성적이 부진한 학생을 낙제시켜서라도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현실에서는 교육 현장을 왜곡하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이 제도를 경험한 교사의 97%가 '학생 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없다'고 답했고, 78%는 '즉각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제', 이른바 최성보는 예방지도와 미달 학생에 대한 보충지도가 추가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추가 지도에 따른 인력과 예산 투입없이 기존 선생님들의 희생 속에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성보는 해당 과목에 대한 이수여부, 즉 학생의 책임으로 귀결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서 그 책임은 예방지도와 보충지도라는 형태로 오롯이 교사가 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업자체에 흥미가 없어 본 수업도 제대로 듣지않는 학생들이 보충지도라고 제대로 듣겠습니까? 

그럼에도 고등학교 단계에서 낙제는 우리사회 정서상 불가능한 구조이다보니 결국 수행평가 점수를 퍼주어서라도 억지로 40점을 넘기게 만듭니다. 

결국 최성보는 학습 결손을 책임지는 제도가 아니라,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교육 현장에 '제도화된 부정직'을 강요하는 비교육적인 제도로 변질된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출결 관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담임교사와 교과교사의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권한을 배분한 걸로도 보입니다. 

현재 교사들이 겪고 있는 출결 처리 문제 짚어주시죠.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네, 현재의 출결 시스템은 행정 편의주의가 낳은 비효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목마다 교실을 옮겨 다니니 출결 확인도 과목별로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담임교사가 출결 사유나 서류를 챙겨 일별 마감, 월별 마감을 해야 합니다.

결석이나 조퇴의 사유도 다양해서 질병결석, 보건결석, 현장체험학습 등의 인정결석의 경우 학생이 내야 하는 서류가 다 다릅니다.

아프다고 결석을 했는데, 관련 서류를 내기 귀찮아서 그냥 비인정 결석으로 처리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담임이 그날 학생이 수업을 들은 6~7명의 교과 선생님께 일일이 연락해서 출결 수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매일 출결 오류를 찾는 이 작업을 '지뢰찾기'라고 부릅니다. 

한 담임 선생님은 "몸이 아파 병가라도 내고 오면 엉켜있는 출결 마감 서류 때문에 없던 병도 새로 생길 지경"이라고 한탄하십니다. 

인공지능과 IT 시스템을 활용한 나이스 개선 등 교무업무의 효율화는 늘 뒷전인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저 학생상담과 수업준비에도 바쁜 교사를 행정처리로 낭비하게 만드는 이 시스템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학교생활기록부도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인식 역시 잘 드러났습니다. 

교사 한 명이 다 작성할 수 있는 분량인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현장 상황 어떻습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업무 부담 수준이 아니라, 교육 활동 자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이번 설문에서 무려 90.7%의 교사가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이른바 '과세특' 기재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한 선생님이 이번 학기에 써야 할 과세특 분량을 계산해보니 원고지 544매, 단행본 200쪽 분량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기록을 채우기 위해 학생까지도 쉴 틈 없는 수행평가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생님과 학생 모두 배움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생활기록부의 한 줄을 채우기 위한 과제에 치여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또한 담임 수업을 한시간도 듣지 않는 학생이 생기게 되면서 생활기록부 작성 자체가 창작의 영역이 되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만나지 못하다 보니 학생의 학습태도나 수업 참여도 파악이 어려워지고 실질적인 접점이 줄어들어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교사를 교육자가 아니라 소설가로 만들고, 학생이 울면서 수행평가를 준비하고,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 비교육적인 업무는 이제 멈춰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은 고1만 고교학점제에 따라 공부하고 평가받고 있지만, 내년에는 1·2학년이 그 다음 해에는 고교 모든 학생들이 고교학점제 적용을 받습니다. 

교사의 업무 부담이 더 늘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떤 대책이 가장 시급할까요?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대책은 단연 '교원 확충'입니다.

지금 현장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교사가 부족해서 생긴 것입니다. 

교사가 부족하니 한 명이 서너 과목을 가르치고, 수업의 질은 떨어집니다. 

교사가 부족하니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아니라 학교가 열 수 있는 과목만 개설하게 되어 학생 선택권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여기에 더해, 제도가 확대될수록 학생들이 겪는 혼란과 압박감을 해소할 대책도 시급합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너무 이른 선택을 강요하다 보니, 적성보다는 대입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는 '눈치 싸움'이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로를 탐색하고 학업 성장을 이루어야 할 고등학교 교육이, 오히려 이른 진로 결정과 치열한 경쟁의 굴레 속에 학생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고등학교 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중학교 교육과정 및 대입제도의 변화도 같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 지 이제 한 학기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교육당국의 빠른 개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