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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선예림
  • 25-07-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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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벨 에포크 시대(문화·예술 번성기) 세기의 결혼식이 열렸다. 유럽 귀족의 대표적 인물로 세련미와 취향의 대가인 프랑스 후작 보니 드카스텔란과 뉴욕 철도 재벌 제이 굴드의 딸인 안나 굴드의 혼사가 성사된 것이다. 프랑스 귀족이 미국 상속녀와 결혼한 최초의 사례여서 대서양 양쪽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제이 굴드는 1880년대에 미국 철도의 15%를 통제하고 있던 ‘철도왕’이었다.

당시 유럽 귀족들은 가세가 기울면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부유한 평민과 결혼하는 선택을 했다. 귀족들은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이 자산의 대부분이어서 품위 유지 비용을 대기 벅찼다. 미 개인파산신청비용상담 국 부유층 가문 역시 유럽의 귀족적 명성과 결합하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상승’의 수단이었다. 이 정략결혼이 11년 후에 마침표를 찍을 때쯤 남편은 이미 아내의 상속재산 중 1000만달러(2020년 기준 약 2억9700만달러·4105억원)를 탕진한 상태였다고 한다.
19세기 유럽의 대표 금융 가문인 로스차일드 역시 부와 명성을 유지·확장하 적금계산법 기 위해 전략적 결혼을 이어갔다. 가문을 일으킨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는 여러 유언을 남겼는데 이 중 하나가 다른 종교인과 결혼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유대인끼리 근친혼이 성행했다. 마이어 암셸의 손주들이 맺은 18건의 혼사 중 16건은 삼촌과 조카 또는 사촌 간의 결혼이었다. 혈통 간 결혼은 종교적 이유뿐 아니라 외부인들에게 거액의 지참금을 주 적금 풍차돌리기 지 않아도 된다는 실리적 측면에서 보편적인 자산 방어 수단이기도 했다.
신간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원제 As Gods Among Men)’는 귀도 알파니 밀라노 보코니대 경제사 전임교수가 중세부터 현대까지 슈퍼리치들이 부를 축적·전수한 방식을 탐구하며, 과거의 전략과 현대의 혁신이 어떻게 부의 지도를 바꿨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부 기아자동차 구매프로그램 자들을 적대시하는 책이 아니라 그들을 열렬하게 파헤친 본격 탐구서라 할 만하다.
위의 두 사례처럼 역사적으로 가문의 부를 키우기 위해서는 상속이나 결혼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산업혁명과 함께 금융업이 부상하면서 과거의 귀족 대신 기업가와 금융인이 새로운 슈퍼리치의 자리를 차지했다. 산업화 시대 부를 새롭게 정의한 것은 금융가 J P 모건이 업무위탁 었다. J P 모건은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를 설득해 1901년에 철강 자산을 매각하도록 해 US스틸의 탄생을 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미국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해 뉴욕에 지점을 열지 않은 것과 달리 JP모건은 미국의 철도와 철강 등에 투자하며 단순한 부자를 넘어 제도와 권력을 움직이는 존재로 성장했다.
건국 초기 미국은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였지만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산업화, 철도 개발과 금융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다. 미국은 귀족 제도가 없었지만 점차 유럽 상류층과 닮아갔다. 19세기 ‘뉴욕의 여왕’으로 불렸던 캐럴라인 애스터의 살롱에 초대되던 뉴욕 상류층 인사 400명을 ‘포 헌드레드’라 불렀는데 이들 중 절반이 상속이나 결혼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부의 동력은 혁신과 기술이었다. 개인용 컴퓨터 시대와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탄생으로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같은 테크 슈퍼리치들이 대거 탄생했다. 미국은 전 세계 슈퍼리치의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이에 비해 유럽은 부진했다. 저자는 부유층에 더 부담을 지우는 유럽의 세제 시스템과 기존 대기업에 유리한 유럽의 혁신산업 지형이 새로운 슈퍼리치의 탄생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흥미로운 점은 흑사병과 양대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면 부의 불평등은 꾸준히 심화됐다는 사실이다. 부는 늘 소수에게 집중돼 있었지만 그 집중의 정도는 산업혁명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최근 들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상위 1%가 전 세계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소유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것은 슈퍼리치들이 자신들의 부를 거침없이 드러내며 세상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소수 부유층이 막대한 부와 권력을 동시에 움켜쥐었을 때 사회적 활력과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된 사례들이 많다. 새로운 부가 시간이 흘러 올드 머니가 되면 방어벽을 치게 되다. 17세기 대서양 무역으로 큰 부를 쌓은 네덜란드의 경우 ‘레헨텐’ 같은 폐쇄적 슈퍼리치 상인들끼리 가장 중요한 고소득 직책을 독식하면서 네덜란드 황금시대 종말을 앞당겼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적으로, 부자들이 사회에 기여하지 않을 때 그리고 그들이 대중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그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것을 보이거나 그런 의심을 받을 때, 사회는 불안정해지며 폭동과 봉기로 이어진다.”
슈퍼리치는 원제 ‘As Gods among Men’이라는 표현처럼 인간들 사이에서 신으로 군림하는 자들이다. 다만 그들의 부는 혁신적 가치 창출과 사회적 책임에서 정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