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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은 물론이고 소음이나 냄새도 거의 없네요.”
지난 24일 오전 울산신항, 방금 출항한 태화호가 속도를 높이자 갑판 곳곳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얼마나 흔들리는지 확인해 볼 요량으로 넘칠 듯 가득 떠놓은 물잔의 물은 마치 아직 정박 중인 배 위에 있는 듯 잠잠했다. 항구를 떠날 때만 해도 선체를 좌우로 밀어주는 보조 추진기의 프로펠러 소리와 진동에 묻혀 체감하지 못했던 전기 선박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태화호는 2022년 울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자체교재 448억 원을 들여 기자재 실증, 조선해양 교육, 관광 등을 목적으로 건조한 국내 최초 전기추진 기반 액화천연가스(LNG)·디젤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무게 2,700톤, 길이 89.1m, 폭 12.8m, 높이 5.4m, 4층 규모로 3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 태화호 운영을 맡고 있는 박현철 울산정보산업진흥원 디지털융합본부장은 “LNG와 선박용 디젤유를 창원개인회생 모두 쓸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 체계와 선박 통합제어 시스템, 스마트 운항 보조 시스템 등 핵심 기자재 35개 가운데 32개에 순수 국내 기술이 탑재됐다”면서 “일반 내연기관 선박과 비교하면 승선감이 월등할 뿐 아니라 연료비도 15%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바다 위 떠다니는 연구소'… 야외 테라스 활용 등 sk미소금융재단 과제도



태화호의 핵심 공간으로 꼽히는 테스트 룸 벽면에 선박 각 부위에 설치된 2,200여 개 센서에서 수집된 운항데이터가 실시간 표시되고 있다. 울산= 박은경 기자


이 배의 핵심 공간은 ‘바다 위 떠다니는 연구소’ 주택담보대출시 필요서류 로 불리는 테스트 룸이다. 이곳 벽에 있는 55인치 화면 6개에는 선박 각 부위에 설치된 2,200여 개 센서에서 수집한 운항 데이터가 실시간 표시된다. 360도 '어라운드 뷰'로 항해 중 주변 선박 등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친환경·고성능 전기추진, 지능형 통합 항해 체계, 전자 해도 표시 체계 등 다양한 선박 기술 개발에 쓰인다. 개인대부업자 실증을 거쳐 완성한 이 배의 친환경·고성능 전기추진 설루션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고급스러운 연회장과 야외 테라스, 매점 등을 갖추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당초 태화호는 관광 유람선으로도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전용 계류장 미비 등 문제로 주 1, 2회 실증 외엔 개점휴업 상태다.
박 본부장은 “수심이 최소 6m는 넘어야 계류장을 만들 수 있는데 연안은 대부분 수심이 얕아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년까지 전용 계류장을 설치해 석유화학 단지와 조선소, 자동차 산업 관련 시설까지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산업관광 코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태화호 4층에는 선상 파티 등을 즐길 수 있는 야외테라스가 마련돼 있다. 울산= 박은경 기자


울산= 글·사진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