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기보)이 부실기업 대신 갚은 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면서 올해 회수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2%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보증 단계부터 회수 가능성을 함께 관리하고, 회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Chat GPT


14일 조선비즈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보의 올해 8월까지 대위변제액은 1조4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회수액은 940억원으로 회수율은 1.33%에 그쳤다. 올해 예상 회수율은 2.02%로 10년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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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지원이 목적인 기보는 담보가 부족한 기업의 대출에 보증을 서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기보가 대신 금융기관에 돈을 갚는다. 이를 ‘대위변제’라고 한다. 대위변제 후 기업의 재산을 조사하고, 가압류나 소송 등을 거쳐 강제집행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상권을 행사해 기업으로부터 돈을 회수한다.
재산이 없거나 영업주식첫걸음
이 중단된 기업은 분할상환 등으로 채무를 조정하고,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은 일부 금액만 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매각한다.
기보가 기업 대신 갚고 아직 회수하지 못한 채권 규모는 올해 8월 기준 7조932억원에 이른다. 이는 해마다 새로 발생하는 대위변제액에 전년도에 회수하지 못한 잔액이 더해진 금액으로, 사실상 ‘받을 돈’이일양약품주가
7조원을 웃돈다는 의미다.
2015~2022년 평균 3.23%였던 채권 회수율은 2023년 2.81%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2.79%에 머물렀다. 경기 둔화와 연체 증가로 기보가 대신 갚아주는 금액이 2023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면서 추심 대상은 커졌지만, 회수 여력은 나아지지 않아 올해는 역대 최저 회수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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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회생 절차나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 조정에 들어간 기업의 채권처럼 당분간 돈을 받아낼 수 없는 ‘권리행사 제한 채권’ 증가도 회수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보가 사실상 받을 수 없는 돈으로 분류해 장부에서 없앤 금액(채권 소각액)은 2020년 1000억원대에서 지난해 4862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오름
이후 부실 기업이 늘고, 시효가 끝나거나 폐업한 기업이 많아지면서 ‘회수 불능 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반면 캠코로 매각하는 채권 규모는 지난해 2419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보 관계자는 “법인만 있거나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채권 등 매각이 불가능한 채권이 증가해 매각 규모가 줄었다”며 “자체적인 채권 소각 규모를 확대해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2018년 중소기업 연대 보증이 폐지되면서 기보의 채권 회수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대표자가 기업 부실 시 개인 자산으로 일부 책임졌지만, 제도 폐지 후 사실상 기업 법인 자체만 상환 의무를 지게 돼 회수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제도 변화로 회수 여건이 악화된 만큼, 기보의 추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증을 내줄 때부터 회수 가능성을 함께 평가하는 등 사전 심사와 사후 관리가 연계된 체계로 전환하는 동시에 추심 전담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보 관계자는 “회수 자원을 체계적 관리하고 은닉 재산 등 신규 회수 자원을 발굴하는 동시에 채권 관리 전문 인력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방위적 노력으로 회수 실적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승규 의원은 “연대 보증이 폐지된 이후 추심이 불가능한 부실 채권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사실을 기보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기술보증기금 재정 건전성을 위한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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