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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 제조사 관계자는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를 찾았다. 운전자가 정면을 볼 때 앞유리에 속도 등 여러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속 중간막을 만드는 회사였다. 일본 국적 B사가 한국 내 자사 특허를 침해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는 것. 제조 공장까지 찾아간 무역위원회는 특허권 침해 여부 파악을 위해 국내에 몇 대뿐인 첨단 분석 장비를 섭외하는 등 다각도로 조사했고 조사 10개월여 만에 '특허권 침해' 결론을 내렸다. B사에는 수출 금지와 과징금 부과 조치가 이뤄졌다.
한국에서 지식재산권(차트우량주
IP)을 침해당했다며 무역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는 외국 기업이 늘고 있다. 빠르고 객관적 판정이 이뤄진다며 입소문이 나서다. 무역위원회는 아시아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만큼의 존재감을 갖출 수 있게 전문성을 키우는 게 목표다.

"지재권 보호해달라" 글로벌 기업 발길 느는 무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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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30일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IP는 속지주의를 따라 특허를 출원한 국가에서 권리가 생긴다. 한국 특허권을 가진 기업이라면 국적과 관계없이 이들의 IP를 침해하는 물건이 국내에서 만들어지거나 국내로 들어오지 않게끔 보호를 받아야 알라딘릴
한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IP 침해가 의심되면 해당 국가에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보호에 나선다. 전 세계적으로 법원 소송이 중심이 되는데 한국은 법원과 특허청, 무역위원회에 조사를 맡길 수 있다. 특히 무역위원회를 별도 독립 기구로 두고 IP 침해 여부를 살피는 경우는 미국(ITC)과 한국뿐이다.
무역위원회는 수십 년 전 글로벌 지재권 사효성ITX 주식
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국내 특허권을 가진 외국 기업들의 수요가 빠르게 는 건 2020년 이후부터였다. 2020년 이후 42건의 지식재산권이 조사를 받았지만 이 중 외국 기업이 권리 보호를 요청한 것은 12개였다.

빠르고 객관적인 판정 덕뿐... 아시아 지재권 솔로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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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무역위원이 26일 서울 강남구 워너비 특허법률사무소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무역위원회가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는 건 빠르고 객관적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고준호 무역위원회 무역위원은 "법원을 통하면 판정까지 2, 3년씩 걸리는데 무역위원회는 최대 열 달 걸린다"며 "'신청인'과 '피신청인'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내기 때문에 100% 믿기 어려운데 무역위는 전문 기관과 시험·분석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무역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국내외에서 관련 소송에 영향을 준다. 2023년 미국 제약기업이 자신들의 황반변성 치료제 특허권을 국내 기업들이 침해했다고 신고했는데 무역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이 연구 목적으로 만들고 있어 특허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국내 법원도 무역위원회의 논리를 받아들여 같은 판단을 했다. 고 위원은 "빠르고 믿을 수 있는 판정을 내려 글로벌 지재권 분쟁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의미부여했다.
무역위원회는 아시아 지재권의 '솔로몬'을 꿈꾼다. 무역위원회 관계자는 "아시아권에서 무역위원회를 갖춘 나라가 한국뿐"이라며 "아시아권 기업들이 지재권 사건과 관련해 위원회를 자주 찾는다면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