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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티몬이 피해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재오픈일을 연기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고 파트너사의 이해 및 응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간담회가 격앙된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재오픈을 준비하는 티몬의 셈법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몬은 지난 3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티몬 정상화를 위한 파트너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티몬에 입점한 파트너사 400여곳이 참석했다.
이는 제휴 카드사 및 관계 기 로또복권 관의 민원 제기로 재오픈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파트너사들의 혼선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련된 자리다.
이 자리에서 티몬은 현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박동훈 티몬 영업총괄본부장은 간담회를 시작하며 "두 번이나 오픈이 연기돼 협력 파트너사들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연소득4000만원 티몬은 1만여 파트너사와 120만개 상품 등록을 완료해 재오픈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새롭게 사용될 티몬의 사이트도 공개됐다.
박 본부장은 "로고와 딜 페이지, 라이브커머스 등 과거 티몬이 보여줬던 페이지가 그대로 구현됐다"면서 "파트너사들이 등록한 상품들이 딜 형식으로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 만기 딜은 옵션 수의 제한 없이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티몬의 판매 방식이다. 패션 카테고리는 명품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뷰티, 펫, 유아 등 카테고리는 별도 페이지를 구성했다.
이후 파트너사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파트너사들은 티몬의 구체적 오픈 시기와 향후 마케팅 방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임대아파트 전세대출 한 셀러는 "여기 온 셀러들이 앞으로 바뀔 티몬의 UI(이용자 인터페이스)가 궁금해서 온 건 아니다"라며 "티몬이 언제쯤 영업을 재개하고, 영업을 재개했을 때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가져갈지, 또 참석한 업체들에게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를 전략적으로 말을 해야 업체들이 티몬을 믿고 고통을 분담해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동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 서울시중소기업대출 다.
박 본부장은 "오픈 일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이 많을텐데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셀러는 "아까 딜 베이스 소셜커머스가 (티몬이) 유일하다고 하셨는데 현재 다른 오픈 마켓들도 다 딜베이스"라며 타사와 티몬의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딜 베이스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번복하며 "다른 채널들의 경우 오픈마켓 형태라 채널이 제한돼 있고, 노출에 대한 부분도 저희와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셀러는 “발표 내용이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하다. 티몬에 다시 들어오게 된 계기가 오아시스라는 회사를 믿고 들어온 건데,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이 없다. 왜 모회사는 안 왔냐”면서 “모회사가 와서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파트너사들이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4분기에는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비전이 준비되지 않으면 간담회가 무슨 소용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본부장은 "피해 소비자들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쿠폰북' 지급을 준비하려 한다"면서 "티몬 자체적으로 준비하던 방안이 있는데 오픈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일정이 취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티몬이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자, 참다 못한 일부 셀러들은 "왜 오라고 한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험악해진 분위기 속에서 티몬은 '티몬 정상화를 위한 지지 서명과 상생협의체 구성'을 위한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미 참석 셀러의 반 이상이 자리를 떠나 이 조차도 무의미해 보였다.
이번 간담회로 티몬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몬은 오픈 연기 이외에도 주력상품이었던 여행·상품권 카테고리의 판매 재개도 기존 입점업체들의 입점 거부로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지속된 오픈 연기와 간담회 등으로 이미 확보한 셀러들마저 멀어진다면 티몬의 재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입점업체 A씨는 데일리안에 "우리는 티몬 기존 업체가 아니라 오아시스마켓 입점 업체다"라며 "구체적 설명이 있을까 해서 왔는데 구체적 계획도 없는 것 같아서 동의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우리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입점을 하지 않는 방향도 고려하게 됐다"라며 "우리는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인지 아는가"라고 분노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티몬의 상황에 티몬과 오아시스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티몬이 국면 전환을 위한 '한 수'를 던져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신이 이어진다면 티몬의 재개는 단순한 오픈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오아시스와의 시너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결제·마케팅·상품 전략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놔야 파트너사들이 설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