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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공식 개장을 앞둔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ICT) 복합문화공간 'T팩토리 성수' 건물 외관. [사진=안세준 기자]


우리은행 SK텔레콤 T팩토리는 지난 4년여 간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올해 2월부로 T팩토리 홍대 운영을 종료하고, Z세대 유동인구가 밀집한 성수동에 새롭게 터전을 마련했다. T팩토리 성수는 오는 5일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미래 핵심 고객인 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기 위해 성수에서 새로운 T팩토리를 운영 하나은행개인신용대출 하게 됐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T팩토리 성수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T팩토리 크루(매장 직원)들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직원 안내에 따라 QR코드를 스캔했더니,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미디어월에 낯익은 세 글자가 표출됐다. 기자 이름 석 자와 T팩토리 방문을 환영 파산선고확인 한다는 문구였다. 공간 전체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했다. 이름을 화면에 띄워주는 것만으로 '지금부터 내가 주인공'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T팩토리 성수 1층 입구에 위치한 대형 미디어월 이미지. 방문자 이름이 화면에 표출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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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 아니었다. 미디어월을 지나 1층 메인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매장 직원들이 "아이돌로 데뷔하기까지의 경험을 제공해주겠다"고 한다. 엔터사의 미래 성장 동력인 아이돌 연습생이 됐다는 것이다. T팩토리 성수의 첫 번째 메인 전시 콘셉트가 'K-엔터테인먼트'라고 한다. 이곳은 가상의 엔터사 'T 엔터'(T Ent. 즉석로또 )로, 방문객이 주인공이 돼 아이돌로 데뷔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즉, 지금부터 기자가 아닌 아이돌 연습생이다. 먼저 등록존에서 배번호표를 받은 뒤 이름을 쓰고 가슴에 붙였다. 연습생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상케 했다. 실제로 이곳에는 춤 연습실·보컬 연습실·카메라 연습실을 마련돼 있었다. 공간 구석엔 데뷔 포스터와 베이스 기타 같은 소품이 놓여 있어 실제 연습실 같은 분위기도 풍겼다.



T팩토리 성수 1층 메인 전시 공간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T팩토리 성수 1층 메인 전시 공간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1층 배경음악으로는 케이팝 노래가 흘러나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에 등장하는 그룹 사자보이즈의 'Your idol'이 울려 퍼질 때는 데뷔를 앞둔 연습생이 된 듯 심장이 뛰었다. 프로필 스튜디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데뷔 카운트다운을 바라보니 TV 속에서만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현실이 됐다.
AI 포토 체험 가능⋯AI 표정 분석해 배경 색 바꿔
지하 1층과 지상 2층 총 3개 층으로 구성된 T팩토리 성수에는 공교롭게도 엘리베이터가 없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 역시 성수만의 색을 담고 있었다. 위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사이에도 철제 그물망이 설치돼 있어서다. 거칠지만 세련된 질감이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공간까지 철조물이라는 성수동의 헤리티지를 담아낸 듯했다.



T팩토리 성수 내 계단 모습. 건물 외관은 물론 내부 공간까지 철조물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안세준 기자]


2층에서는 AI 포토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카메라 앞에 서자 인공지능이 표정을 분석해 배경 색을 실시간으로 바꿨다. 곧이어 출력된 네 컷 사진에는 '오늘의 운세'가 적혀 있었다.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이벤트였지만, 사진을 손에 쥐니 의외로 묘한 설득력이 느껴졌다. 셀프 사진관 브랜드인 인생네컷을 방문할 계기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선 네 컷 사진 촬영과 인화가 무료다.



T팩토리 성수 2층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T팩토리 성수에서 AI 포토 체험을 통해 인화한 네 컷. [사진=안세준 기자]


옆에는 T 우주패스 올리브영·스타벅스·이마트24 팝업스토어가 자리했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클리어하면 실제 할인 쿠폰이 보상으로 제공됐다. 다른 한쪽에선 무료 타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상담 결과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 노트에 요약돼 저장됐다. 놀이와 기술이 교차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지하 1층은 공연장⋯요금제 상당 부스 없는 철저한 '소통 문화 공간'
지하 1층은 공연장으로 꾸며졌다. SK텔레콤은 이곳에서 매달 콘서트 덕콘과 토크쇼 덕톡을 열 예정이다. 9월에는 프로젝트 그룹 재쓰비 콘서트와 인기 크리에이터 아옳이 토크쇼가 예정돼 있다. 전시장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와 직접 교감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 읽혔다.



T팩토리 성수 관계자가 지하 1층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홍대 시절 T팩토리에는 휴대폰 개통·요금제 상담 부스가 있었다. 그러나 성수에는 그런 흔적조차 없었다. 직접 둘러보니 이곳은 철저히 '소통'과 '문화'에 집중한 공간이었다. 통신사 매장이란 이미지를 벗고, Z세대가 편히 드나드는 놀이터로 정체성을 다시 세운 듯했다.
650평 규모의 T팩토리 성수는 단순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니다. 연습생 체험, AI 운세, 팝업스토어, 공연과 토크쇼까지 성수동의 질감과 힙한 감성이 그대로 녹아든 Z세대를 위한 새로운 문화 플랫폼이었다. 홍대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성수에서 더 확장된 실험을 이어가는 SK텔레콤의 시도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주목된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