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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9-0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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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북부에 위치한 인구 4만5천여 명 규모의 담양군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인접한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광주·전남 민심의 향방을 점쳐볼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범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 민심 선점을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선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 조국혁신당)", "본진과 쇄빙선" 등을 함께 외쳤지 급여 만, 지금은 외나무다리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22대 총선 당시, 광주·전남 민심은 절묘했다. 광주 8곳을 포함해 전남까지 18곳 지역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갔다. 비례대표 선거는 달랐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던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선 것이다. 광주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신혼부부전세대출 득표율이 47.7%로 가장 높았다. 전남은 44%로 전국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지난 4월 2일 담양군수 재선거는 상징적이다. 조국혁신당이 전국 첫 지자체장을 배출하면서 호남의 대안정당으로 올라설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담양군민들의 속내는 복잡했다. 우선 여권인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저소득층 기준



이날 담양군 의병로 일대에서 만난 택시기사 정태필(52) 씨는 "당만 보고 뽑는 시대는 갔다. 민주당도 분명 각성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난 29일 담양 읍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정태필(52) 신한마이카 금리 씨는 "이제 특정 지역이라 해서 당만 보고 뽑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인물까지 고려하는 세상이 됐고, 현재 군수와 혁신당의 행보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기에 민주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당에 애정이 깊을 수록 지역에선 3·4선을 지낸 당대표나 의원을 나무라게 된다"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노력을 소홀한 채 당내 우체국인터넷 위치만 다지는 듯 해 최근 혁신당의 행보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즘 승객들의 화두는 내년 지방선거와 '조국'이라고 했다. 승부처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텃밭을 되찾을지, 혁신당이 기세를 몰아갈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7일 담양을 방문했던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에 대한 평가는 갈렸다. 조 원장은 정철원 담양군수와 차담을 가진 뒤 고(故) 최홍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묘소 등을 찾았다.

지역에서는 신중한 행보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29일 오전 창평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면해 줬는데 세(勢)를 넓히는데만 집중하기보다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중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창평전통시장에서 청과점을 운영하는 김금려(여·60) 씨



청과점을 운영하는 김금려(60·여) 씨도 "조국 원장이 호남 민심을 경청하러 왔다지만 담양 군수나 언론 관계자 위주로 만나고, 정작 현장 목소리를 듣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담양시장 인근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최태순(여·65) 씨가 인터뷰하는 모습.


인근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최태순(65·여)씨는 "조 원장이 담양까지 왔다는 사실만 놓고 무조건 나쁘게 볼 순 없다"며 "그렇지만 밑바닥 민심에 가까운 우리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막대한 지방재정을 집행하고, 개발사업을 인·허가하는 권한을 가진 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유권자를 위한 행정을 주문했다. 최씨는 "담양은 한 표가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표심 경합 지역"이라며 "어느 당파라도 정치인들이 정신 차리고 군민을 위한 정책을 숙고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상인 김모(50대)씨도 "담양군이 큰 사업을 따내거나 인프라 조성을 못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예산 수립 시 혁신당과 민주당의 알력 다툼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지역민을 위한 행정을 촉구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